린다 윤의
알고 가면 살기 편한 캐나다
위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욕심 때문에 실패한 사업, 이제는 욕심이 없어졌어요
어느덧 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캐나다라는 크고 광대한, 언어와 풍
습이 전혀 다른 나라 속에서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삶과 경쟁하듯 살았다.
돌아다보면 결코 짧지만은 않은 세월을 이 곳에서 보내면서 그다지 어려운
일없이 비교적 평탄한 생활을 했다.
한국이나 이 곳이나 직장 생활을 하면 안정되고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것
같다. 우리 부부는 별다른 욕심 없이 남편이 벌어 오는 봉급으로 비교적
잘 살아가고 있었다. 가끔 부모님으로부터 걱정스러운 말을 듣기는 했다.
부모님께서는 그 동안 살아온 경험으로 우리에게 충고를 해 주시곤 했다.
"젊어서 하는 고생은 돈을 주고도 못 산다. 이렇게 편안한 생활만 하지
말고, 너희도 한번 사업을 해 보는 것이 어떠냐?"
그래도 우리는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직장 생활을 계속하면서 세 아이들
을 키우며 제법 알뜰한 살림을 꾸려 나갔다. 적은 액수였지만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돈도 좀 모았다. 곧 집도 장만하고 살림도 장만하면서 나름대
로 남부럽지 않은 생활을 했다.
그런데 어느 날 남편이 느닷없이, "우리 다른 주로 이사갈까? 그래, 까
짓것 내일이라도 당장 이사가자."고 했다. 그러고서는 한 달 만에 이사를
단행했다. 그래서 이 곳 BC(British columbia)주로 이사를 오게 된 것이
다.
그 때부터 고생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이 곳에서 직장을 구하려고
보니 쉽지가 않았다. 마침 큰언니네가 주유소를 하고 있었는데 남편은 잠
시 그 곳에서 일을 도왔다.
이민자들이 할 수 있는 일거리는 한정되어 있다. 식품점, 음식점, 세탁
소, 주유소 등. 그런 종류의 자영업을 할 수밖에 없다. 우리가 처음 우리
사업체를 갖게 된 것도 음식점이었다. 그 때만 해도 아이들이 어려서 살림
하면서 일을 돕기에는 나에게 힘이 부쳤다. 그래서 스모크 숍(Smoke Shop)
으로 바꾸었다. `스모크 숍`은 주로 잡지를 많이 취급하는 작은 가게였고
남편이 주로 운영했다. 경험은 없었지만 제법 벌이가 괜찮았고 우리 식구
는 별 부족함을 느끼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다. 세 아이들 역시 이 곳에서
태어났지만, 한국말도 잘하고 읽고 쓰는 것도 서툴게나마 할 줄 안다. 사
람들로부터 과잉 보호하는게 아니냐는 말을 들을 정도로 25년 이상 이곳에
서 살고는 있지만 남편이나 나나 아이들을 보수적으로 키우고 있다. 그 덕
분인지 아직까지 자기 마음대로 외출을 하거나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
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다니는 아이들을 나쁘게 보
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 아이들이 부모 말에 잘 순종해 주는 게 고마울
뿐이다.
욕심 때문에 실패한 사업, 이제는 욕심이 없어졌어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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