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다 윤의
알고 가면 살기 편한 캐나다


    퀘벡 사람들 꽃 좋아해 영업 쉬었어요-1

위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편안히 대충대충 살았던 한국 생활을 후회하면서 막연히 그 시절을 다시
그리워하기 시작할 즈음, 우리는 지금의 사업체를 찾게 되었다. 자신 만만
하게 시작했던 이 곳 생활이 불안과 초조함으로 바뀔 바로 그 무렵이었다.
  이 곳에서는 흔히 캐나다 땅에 도착하는 바로 그 날 공항에 마중 나오는
사람의 직업이 아주  중요하다고들 한다. 왜냐 하면  첫날 만난 그 사람의
영향을 그대로 받아 새로 이주해 온 사람도 거의 100%가 그 직업이나 비즈
니스를 찾게 된다는 징크스 때문이다. 우리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를 마중  나오신 분은 편의점(convience)을  운영하고 계셨는데, 그
때문이었는지 우리도 당연한 듯이 그런 쪽으로 비즈니스를 생각해 버렸다.
  그래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 9개월 동안 캐나다 생활에 적응해 갈 때
관심을 가진 것도 오로지  컨비니언스였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지금의 델리
스토어(조제 식품  판매점)를 보게 되었는데, 편의점이  정적인 것에 비해
이 비즈니스는  동적이었다. 또한 나름대로의  개발성(창의성)을 요구하는
매력에 이끌려 그것을 택하게  되었다. 비록 아무런 경험도 없지만 우리는
나름대로 사업 계획서도 작성했으며,  사업 확장 방향 등을 빌딩 소유주에
게 제출하면서 가게 인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주변에서는 경험  없이 하는 사업은 위험하다고  우려를 했지만, 우리는
나름대로의 자신감과 소신을 가지고 결단을 내려 마침내 지금의 가게를 인
수했다. 다행히 지금은 우리가  인수하기 전보다 가게가 더 바빠져 매상이
많이 올랐고 권리금도 두 배 가량 뛰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그 분야에 경험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결정을 내
리는 데 쉽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한다. 물론 경험이 있으면 비
즈니스를 하기에 유리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리 주위를 둘러보
면 경험이 많은 사람일수록 이것저것 재는 등, 생각이 많아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돈과 세월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때로는 경험보다는 자
신감 있는 과감한 결단력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  가게는 지하철역과  연결된 사무실  빌딩 안의  음식 백화점(Food
court)에 있는 매장 중의  하나이다. 딸서 가게도 빌딩에서 일하는 고객들
이 출근하는 시간에 맞춰서 문을 열고, 또 퇴근 무렵에 같이 문을 닫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일 요일은 또한 쉴 수가 있어 다른 업종의 비즈니
스보다 시간적으로 많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그렇지만 음식(샐러드, 샌드위치, 미트  등)을 파는 사업이다 보니 신경
쓰며 유의해야 할 점이 무척 많다. 더욱이 우리 나라 음식도 아닌 남의 나
라 음식으로, 또 캐나다인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해야 하니 말이다.
  우리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과 청결 문제, 우리
가게에는 5명의 도우미(Helper)가 있는데, 복장과 청결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다. 음식을 만지기 전에는 항상 손을 씻고, 앞치마도 늘 청결 상태를 유
지하고 있다. 그 다음 신경  쓰는 부분은 고객 만족 서비스 부분이다. `고
객은 왕이다.`는 명언(?)을 늘 염두에 두며, 고객들에게 최대의 만족을 제
공하기 위해 노력한다. 반드시 감사의 인사를(Thank you)하는 것은 물론이
고, 손님 개개인의 기호와 구미를  하나하나 잘 기억해 챙겨 주었다. 우리
는 한 번 찾은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철칙을 세워 놓았다. 특히 우
리의 주고객은 오피스 빌딩 내의  직원이기 때문에 고객의 취향을 잘 알면
유리하다. 그래서 우리는 가능하면 고객들의 이름을 기억하여 그들의 이름
을 불러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 정서로 비추어 보면 다른 사람의 이
름을 부르는 것이 무례하다는 느낌을 줄 수도 있지만, 이곳 사람들은 이름
을 불러 주면 무척 좋아한다. 이는 친밀함을 나타냄과 동시에 상대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고정 고객을 늘려 나가 매장 중에서 가장 바쁜 매장
으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다.
  고객을 대할 때 방법상 나름대로 성공적이었다고 생각되는 부분 중의 하
나는 동양적인 매너를 잘 이용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거스름돈을 줄 때
가능하면 아무리 바빠도  돈을 가지런히 하여 두  손으로 조심스럽게 건네
준다든가, 포크나 냅킨 등을 줄 때도 가능하면 손님 쪽으로 손잡이가 가도
록 정성스럽게 주면 여기  사람들은 처음에는 무심히 여기다가도 나중에는
감격해하는 것을 자주 보았다.  이는 작은 친절에 불과하지만 그들은 쉽게
감동한다.
  이렇듯 내가 상대를 존중해 주고 있다는 마음이 상대에게 전달되면 상대
도 반드시 나를  존중하게 되는 것 같다.  하여튼 우리는 비즈니스를 통해
많은 것을 함께 배우고 있어 더욱 만족해하고 있다. 사람들을 이해하는 방
법이나 또 사람을  다루는 방법 등을 현장에서  터득하고 있다. 물론 시행
착오도 겪으면서...
  아직 성공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이 모든 것들을 밑천삼아서 낯선 나라
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는 자부심을 보듬고 더  큰 미래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고자 한다.
                                                            남현숙 씨



  




욕심 때문에 실패한 사업, 이제는 욕심이 없어졌어요 


다음의 글로 이어집니다.

클릭해주세요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