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정보인가 악성 루머인가…‘찌라시’의 실체 - 4


실제는 어떨까? 취재진은 수소문 끝에 정보회의 고정 멤버라는 정보담당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회의원 보좌관 출신으로 10여년 째 정보회의에 참가하고 있다면서 영화 속 내용이 영 틀린 건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 전직 보좌관의 말입니다.

"조용한 식당의 방을 잡아놓고 한 7명 ~ 8명이서 1~2주에 한 번 모여서 밥 먹으면서 정보를 나눕니다. 그러면 옆에서 받아치는 사람이 있어요. 정리하는 사람들이. 그 사람들이 나중에 정리도 하고 사실여부도 확인해서 다시 알려줍니다. 참석자들은 기업체부터 정부기관 직원까지 정보가 필요한 곳이면 누구든지 참가해요"


참석자들은 누구일까요?

"정보기관에 계신 분들, 기업에서 대관하시는 분들, 언론사 기자. 또 증권가 등에서 정보하시는 분들, 그런 사람들이 들어옵니다. 제가 관련된 모임만 7개 정도 되는데 이런 모임이 얼마나 많은 지는 알 수도 없고, 알려고 하지도 않아요. 하지만 수익을 노리는 수익을 노리는 증권가 찌라시와 가십성인 연예계 찌라시의 경우 허위 정보가 많아요. 증권가 찌라시를 제일 조심해야돼요. 얘네들은 시세 차익을 노리고 없었던 루머를 만들어 냅니다"

찌라시를 왜 만드냐는 질문에는 정보에 대한 욕망 때문이라고 답했습니다.

"욕망이 있는 겁니다. 내가 이런 얘기를 골프치러가서든, 저녁자리에서든 일반 사람들보다는 좀 더 많은 정보를 알고 있다는 욕망, 그리고 우리는 그런 윗분들에게 보고하고 싶어하는 욕망이 있죠"

이렇게 은밀한 모임을 통해 만들어내는 정보는 허위 정보라 하더라도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누구라도 손쉽게 대량으로 유포가 가능합니다.

문제는 한 번 뿌려진 소문은 주워담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저희가 아니라고 반박하고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대응을 해도, 이게 맞지않을까 믿어버리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찌라시가 언급되는 것 자체가 큰 고통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찌라시로 인한 피해가 늘면서 정부도 찌라시 단속 의지를 여러차례 밝혔습니다. 악성루머를 막기 위한 관련법 제정도 논의됐습니다. 그러나 뚜렷한 효과는 없는 실정입니다.


장흥식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팀장은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은 그것을 좀 뭔가 심리적으로 내가 뭔가를 자랑하고 싶어하는 것들이 기본적으로 있잖아요. 나만 알고 있기에는 너무 엄청난 비밀이에요. 도저히 참을 수가 없고, 그런게 좀 있지 않나 싶어요"라고 말했습니다.

찌라시, 광고로 뿌리는 전단지라는 일본어에서 유래된 말이지만 이제는 단순한 호기심 충족 차원을 넘어 특정인의 인격을 파괴하고 경제를 들썩거리게 할 정도로 심각한 사회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허위 정보 생산자에 대한 강력한 단속과 함께, 디지털 공간에서 허위 정보를 거를 수 있도록하는 시스템 마련이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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