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며칠 날 잡아서 맘을 굳게 먹고 하나 하나 세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는 저 자신도 깜짝 놀랄만한 것이었습니다. 1,892개의 중국어 상용 단어를 세어본 결과 한중동일단어는 937개였고, 비율은  대략 49.5%정도 됩니다. 즉 절반, 두 개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앞에서 말씀드린 두 언어에서 한자는 같으나 다른 의미로 쓰이는 단어들 즉, 한국 사람이 오해하고 잘못 사용할 수 있는 단어들이 32개였고, 비율은 1.69%정도였다는 사실입니다. 937에 비한다면 32라는 숫자는 앞에 ‘고작’ ‘겨우’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될만큼, 2%가 안되는 무시해도 될만큼 적은 숫자 아닙니까? 그렇다고 무시하고 중국어를 틀리게 배워라라는 말은 아니죠. 그냥 따로 모아서 틀리기 쉬우니 주의해서 가르치고, 배우면 되지 않을까요? 몇 개 안 되니까요.

한중동일단어 엄청 많습니다. 매우 많습니다. 정말 많은 겁니다. 만약 한국 사람이 이러한 한중동일단어를 따로 구분지어서 가르치고, 배웠을 경우, 그렇지 않은 서양 사람들에 비해 상상도 못할 높은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겁니다. 2% 때문에 50%를 포기하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 있습니까? 구데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한중동일단어는 중국어를 배우고자 하는 우리 후손들에게 우리 선조들이 아낌없이 쓰라고 물려준 크나 큰 재산입니다.

한중동일단어 지금부터라도 그냥 놔두면 안 됩니다. 주워 먹어야 합니다.

(2) 중국어는 다른 나라 언어와 다르다

 

. 중국어에서 쓰이는 한자의 대부분이 한국어에서도 쓰인다

 

한중동일단어를 주워먹기 위한 첫번째 조건은 간체자로 써 있는 중국어 단어를 한국어 독음으로 읽어낼 수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위해서는 한자를 많이 알고 있어야겠지요. 학교 다닐 때 한문시간이 지긋지긋하셨던 분들에게는 아닌 밤중에 날벼락 같은 소리일 겁니다. 한자만 봐도 짜증부터 확 올라오는 분들은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아주 효율적인 초식인 한중동일단어 주워먹기를 사용할 수 없다는 겁니다.


설사 한문시간에 즐거이 한문을 배워 한자에 좀 자신이 있다 하는 분들도 중국어에서 쓰이는 한자를 또 새로 배워햐 하다니 지나친 시간투자 아니냐 하실 수 있습니다. 저라고 그런 생각 안 했겠습니까? 앉으면 눕고 싶고, 누우면 자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조금이라도 편하고 싶겠지요. 저 역시 편하기 위해서 또 생각해봤습니다.

 

기존에 한국에서 한자를 좀 아는 사람이 중국어를 배울 때 정말 쌩으로 모르는 한자를 새로 접하는 것일까.

그래서 한국에서 한자를 전혀 모르는 사람과 똑같은 입장에서 중국어를 배우는 것일까.

만약 중국어에 나오는 한자가 한국에서 접하고 배우는 한자와 별 차이가 없다면, 기존에 미리 알고 있는 사람은 한 개도 모르는 사람보다 그만큼 앞서 있는 것 아닐까.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