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하지 않으면 안될 50가지


계속해서 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 19

19 크게 한번 아파 보자 - 2

-병원에 암담하게 홀로 누웠을 때 느끼는 실의가 당신을 성장케 한다





거의  기다시피 하면서 접골원에 당도했을 때, 의사는  대단히 심각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을 해서  나를 놀라게 했습니다. (근육이상에 뼈까지 심하게 금이  간 상태입니다. 빨리  외과병원으로 가십시오. 잘못하다간 큰일나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어리석은 고집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그날부터 외과병원에서  마사지 치료를 받고 금이 간 뼈를  위한 특별처치를 따로 받아야 했는데,  의사의 강력한 권고를 무시하고 계속 촬영장에 나가 액션 장면을  찍었던 것입니다. 의사의 강력한 권고란 당연히 '앞으로 8주 동안은  아무 일도 하지 말고 편히 쉬어라'였습니다.  의사에게는 촬영을 하러 간다는 사실을 숨기고, 촬영 스태프에게는 다쳤다는 사실을 숨긴 채 일주일 동안의 촬영을 끝냈을 때 또 한번의 위기가 왔습니다. 이번에는 아직 성한 다른 종아리에 근육수축이 찾아왔던 것입니다. 특히나  두 번째로 근육수축이 찾아왔을 때는 눈이 허리까지  쌓인 산장에서의 촬영 장면이었기  때문에 병원에 갈 수도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나중에  이런 이야기를 들은 의사는 나를  보고 몽매하기 짝이 없는 친구라며 노발대발했을 정도였습니다. 상황이 악화되면, 근육이  오그라들면서 두 다리의 길이가 서로 다르게 되는 불균형상태를 초래하게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늘부터  꼼짝말고 병원에 누워 있어야 합니다. 설마 이대로 악화되는 걸 원하지는 않겠지요?)  의사의 협박에 나는 도저히 항거할 용기가 없었습니다. 병원에  입원해 있는 3개월 동안, 내가 겪은 실의는 엄청났습니다.



하루라도 일을 하지 않고는  배기지 못하는 성격의 내가, 이런 상태로 꼼짝도 않고  누워 있어야 하다니 한심하기도  하고 분통이 터지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때까지, 내가 한 사람의  환자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되리라고는 생각해 본 적도 없었습니다. 그만큼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고, 어떤 상황에도 유연하게 대처할만한 체력이라고  자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도 3개월 동안이나 누워 있어야 하다니...  그러나 지금 와서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때의 경험이 전혀 무익한  것만은 아니었다는 결론을 얻게 됩니다. 30대에는 한번쯤 크게 아파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30대 이상이 되면 사회적으로 가정적으로 너무나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인위적으로 휴식을 취한다고  해봐야, 길어 봤자 일주일 내외에 불과합니다. 그것도 여러 사람과의 공동 휴식이 되기 십상이기 때문에, 진정한 휴식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3개월 동안 병원에서의 억지 휴식은  나로 하여금 수많은 생각과 점검,  수많은 새로운 계획과 다짐의  기회를 갖게 만들어  준 귀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나는 그 3개월 동안,  앞으로의 내 인생을 무엇으로 채워야  하고 무엇을 내버려야 하는지를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성한 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면서  정신없이 살아갈 때는 마치 우물안의 개구리처럼  머리 위의 하늘밖에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런 깨달음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직장이건 사업이건 다  그만두고 산 속 깊이  들어갈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30대에는, 크게 한번 아파서  억지 휴식기간을 가져보는 것도 유익합니다. 그렇다고 아프지도  않는데 억지로  병원 신세를 질 수는 없겠지만, 만일에  그런 일이 생긴다면 '아! 이것은 내게 재충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로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느긋하게 마음을  먹으십시오. 30대에 하지 않으면 안  될 일 중에, 내가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자기점검과 휴식입니다. 참으로 정신없이 달려왔습니다. 건강 따위는 염두에도 두지 않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리는 일에만 열중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잠시  달리기를 멈추고, 내가 가고 있는 이 길이 뜻했던바 그대로인지 아닌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잠시  쉬십시오. 그러면서 더 멀리 갈 수  있게 준비하십시오. 그것이 무턱대고 앞만 보고 달리는  사람보다 훨씬 앞질러 갈 수 있는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병원에서의 3개월이 내게 준 교훈입니다.


 

이글 읽으시고 감성코드가 같으신 분들은 좋은 덧글 많이 많이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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