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장난기사부터 찌라시 거쳐 앱으로 만든 가짜 뉴스까지-2



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2005년 한 광고사가 이런 찌라시에 퍼진 연예인 125명의 소문을 정리했다가 해당 문건이 유출된 ‘연예인 X-파일 파동’이 대표적이다. 사건이 일파만파로 번지자 법무부와 경찰청 등은 “사설정보를 통한 허위정보 생산과 유통이 인권침해, 기업신용과 국가신인도 저해, 국론분열 등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며 ‘허위정보 생산 유통사범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인터넷 사용이 크게 확산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리는 익명 게시글이 찌라시 같은 역할을 했다. 누구나 그럴듯하게 포장한 글과 사진을 올릴 수 있었고, 추천 댓글 좋아요 등의 보상이 주어지면서 허위 정보 제작도 대중화했다. 특히 광우병 사태, 천안함 침몰, 세월호 참사처럼 관심이 높고 의문이 많은 대형 사건일수록 사실 같은 거짓이 난무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 직후 ‘선체 내 에어포켓에 갇힌 학생들로부터 구조해 달라는 문자가 왔다’는 글이 삽시간에 퍼진 것이 그 중 하나다.

여기까지만 해도 ‘전언’의 형태를 띤 거짓 정보에 머물렀지만, 최근의 가짜 뉴스는 엄연한 ‘뉴스’의 형태를 띠고 있다. 2000년대부터 놀이처럼 퍼진 ‘짤방’ 문화와 2013년부터 등장한 합성 앱 등 IT 기술의 발전이 거짓 뉴스를 부채질한다. 페이크뉴스, 짤방늬우스, 짤방제조기 같은 합성 앱은 몇 가지 사항만 입력하면 나머지 내용은 자동으로 채워 뉴스를 만들어주는 것으로, 애초에 ‘합성 놀이’를 위해 만들어졌지만 최근 대중을 대상으로 한 낚시질에 악용되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반대를 표명했다거나, 영국 BBC가 촛불 집회를 비난했다는 가짜 뉴스들이 이런 식으로 만들어졌다. 진짜 뉴스를 재료로 전혀 다른 가짜 뉴스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예법을 어기고 퇴주잔을 마셔버렸다는 기사는 애초에 YTN이 반 전 총장의 행적을 보도한 화면이었지만 네티즌들이 의미를 부여해 유통시키는 바람에 논란이 됐다. 언론 역할을 하지 않는 인터넷 매체의 허위 보도도 한 몫 하고 있다.

가짜 뉴스는 진짜 뉴스의 허울을 갖고 있는데다, 일대일 메신저, 그룹형 채팅방 등 폐쇄형 네트워크에서 유포되면서 오히려 생명력을 갖는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폐쇄형 네트워크에서는 같은 생각과 정보를 공유한 사람들이 편견을 강화하고 생각이 다른 사람에 대한 적대감을 강화하는 반면, 트위터 등 개방형 네트워크에서는 잘못된 정보에 대한 반대증거 등이 계속 제시되고 끼어들어 가짜 정보의 수명이 짧을 수밖에 없다”며 “문제가 된 가짜 뉴스, 루머, 연예인 사생활 동영상 등이 집중 유포된 경로는 예외 없이 폐쇄형 네트워크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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