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한 유명 야구선수의 여자친구였습니다. - 찌라시

그와의 첫 만남은 작년 가을. 아시안게임 휴식기때 였습니다.
팬과 선수의 관계로 알고 지낸 지 6년만에 뜬금없이 먼저 연락이 온 그는.
그동안 어떠한 댓가도 바라지 않고 묵묵히 응원해 준것에 대한 보답차원이라며 밥한끼 같이 하자는 얘기를 해왔습니다. 

그의 그런 제안이 싫지 않았기에 팬으로써 설레는 마음으로 식사자리에 나가게 되었고
식사자리가 마무리 되었을 즈음 그는 제게 제가 아는 동생 중에 소개받고 싶은 여성이 있다고 얘기를 꺼내왔습니다.


알고 보니 그는 스캔들 이후 페이스북에서 친구신청 들어오는 팬들 중 마음에 드는 여성을 골라 대화를 나눈 뒤. 
다른 선수들이나 지인들 중 그녀와 친분이 있는 사람을 찾아낸 후 오프라인에서 정식으로 소개를 받는 방법으로
상대적으로 가벼운 만남이라는 인식을 피해가며 여성들을 만나왔고
저도 그런 여성을 소개시켜 줄 지인 중 한명 이였을뿐.



그가 얘기한대로 그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열응해준 팬에 대한 보답차원의 만남은 아니였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가 소개시켜 달라던 그 여성은 이미 결혼 상대자가 있는 상태였고
그저 야구선수에 대한 호기심이였을 뿐 그와의 만남을 이어가고 싶어하지 않아 그의 계획은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그렇게 한차례의 만남 후. 
무슨 의도에서인지 편한 누나 동생 사이로 지내자며 다가온 그는 조금씩 육체적인 관계를 요구해왔고 
당황스럽긴 했지만 평소 그에 대해 팬으로써 애정 가득했던 저는 그의 요구를 거절하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애매한 관계로 시작해 교제를 이어가던 중 그의 아이를 갖게 되었고
계획하지 않은 임신이였지만 찾아온 생명은 소중하기에 그에게 대화를 시도하였으나 그는 피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러다 급기야 그와 그의 어머니는 낙태를 종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어머니는 처음 마주한 자리에서
4년전에도 자신의 아들이 이상한 여자와 얽혀 마음 고생이 심했다며 지금은 고인이 된 그녀의 이름을 거침없이 언급하셨고
요즘 세상에 누가 애 뱄다고 다 책임지고 결혼하냐며
애 떼고도 다른사람에게 시집장가 잘 가는 애들 많다는 말과 함께 결혼만이 능사가 아니다
그리고 집안에 경제적으로 큰 보탬이 되고 있는 아들을 장가 보낼 수 없다며 온갖 막말을 쏟아내셨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머니께서 다소 도를 지나치긴 하셨지만
아들 가진 부모로써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 그러실수도 있다고 이해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며느리감으로 맘에 들지 않으신 것보다 아들이 벌어오는 생활비가 더 간절해 보였습니다.


그리고 중절수술을 하려면 아이 아빠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유명인인 점을 이유로 단한번의 병원 동행조차 해줄 수 없다고 하는 그와 그의 가족들에게 한번 더 상처를 받았고 이 험한 세상에서 혼자 아이를 낳아 잘 키워낼 자신이 없었던 저는 결국 홀로 아이를 떠나 보내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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