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국장이 우리나라 고유 음식이 아닌 것을 알고 계시나요?
청나라에서 왔다고 하네요.
청국장 연구에 있어서 권위있는 전문가인 호서대 김한복 교수에 따르면 청국장은 본래 한반도의 토종음식이라고 한다. 서기 683년 <삼국사기>에 '시'라는 이름으로 콩을 발효시킨 음식이 등장하며, 신문왕은 왕비를 맞을 때 이를 폐백품목에 포함시키기도 했다고 한다. 콩의 원산지가 한반도 일대임을 감안해 보더라도 그럴듯한 이야기로 들린다.
하지만,
<삼국사기> 이후의 문헌에서 청국장이 다시 등장하는 것은 1715년 홍만선의 <산림경제>이고, 1760년 유중림에 의해 보강된 <증보산림경제>에 제조법이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이때 표기된 명칭은 전국장(戰國醬)이었고 이것의 음이 변형되어 청국장이 되었다는 것이 설득력있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전국장이라는 말은 전쟁터에서 먹는 장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이 음식과 전쟁이 무슨 상관관계가 있었던 것일까.
청국창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설이 있느나 두장류의 가장 초기적인 형태인 '시'에서 유래됐다는 설과 17세기 병자호란 때 청나라 군대의 식량으로 쓰이던 장이 유입되어 청국장이라고 부르게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설은 전쟁 중에 장이 익을 때까지 오래 기다릴 수가 없어 바로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속성작의 형태로 생겨난 것이라고 볼 수 있고 혹은 군인들이 삶은 콩을 말 안장 밑에 넣어 다녔는데 말의 체온에 의해 우연히 발효된 것이 원조라고 볼 수도 있다.
청국장의 일반적인 한자표기는 淸麴(또는 國)醬이다. '청나라의 누룩장'이라는 뜻이 될 터인데, 청국장이 소개된 문헌이 병자호란(1636)보다 한 세기 정도 뒤의 일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병자호란이 일어난지 100해 뒤인 1760년에 유중림에 의해 보강된 '증보산림경제'에 처음으로 청국장을 만드는 법이 소개된 것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 고유 음식이라는 주장은 약하고, 청나라 군사들로부터 넘어오게 되었다는 것이 맞겠다.
콩을 발효시켜 덩어리가 진 것을 품안에 넣고 다니며 깨물어 먹던 것이, 병자호란 당시 이 땅에 전해지면서 국물을 선호하는 토속성이 가미되어 (찌개로 주로 먹는) 현재의 청국장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전투식량이었다니 이쯤되면 청국장의 영향과 효능은 따로 입증할 필요가 없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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