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놀라유와 올리브유: 치매에 좋은 오일 vs 나쁜 오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며 뇌 기능과 관련된 질환의 발병율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인구 고령화 영향으로 2050년 전 세계 치매 환자 수가 지금보다 3배 넘게 증가한 1억52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치매는 ‘노인성 질환’의 대명사로 인식되나 이제는 나이를 불문하고 두려워하는 병이 됐다.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선 음식 섭취도 중요한 부분이다. 특히 치매 예방에는 좋지 않은 식품도 있고 좋은 식품도 있다. 


■ 카놀라유의 배신?

‘오일계의 팔방미인’으로 불린 카놀라유가 ‘치매의 적’으로 꼽혔다. 카놀라유는 유채꽃 씨에서 추출한 기름이다. 몸에 해로운 에루카산을 없앤 식용유로 국내의 많은 가정에서도 흔히 쓰인다. 카놀라유는 특히 오메가-3 지방산의 일종인 리놀렌산과 오메가-6 지방산이 풍부하고, 다른 식물성 기름에 비해 포화지방 함유량(7%)이 적어 인기가 많았다.

그런데 최근 연구 결과에선 카놀라유가 ‘뇌 건강’엔 해롭다는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재 템플대 의대 치매센터장인 도메니코 프라티코 교수팀의 연구에 따르면 카놀라유를 장기 섭취하면 치매를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유전자 조작으로 알츠하이머에 걸리게 만든 쥐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알츠하이머 증상이 아직 나타나기 전인 생후 6개월 된 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 동안 한쪽엔 일반 먹이를, 다른쪽엔 카놀라유를 매일 두 스푼 분량을 넣은 먹이를 섭취하도록 했다. 12개월 후 두 그룹엔 눈에 띄는 차이가 나타났다.

카놀라유는 섭취한 쥐들은 체중이 18%나 늘었다. 이는 기존의 연구를 뒤집는 결과다. 앞서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 캐나다 매니토바 대학교 및 라발 대학교 등 3개 대학 연구기관에서 총 10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카놀라유는 복부지방 감소와 심혈관 질환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실험에선 도리어 체중이 늘어나는 결과가 나왔다.

또한 카놀라유를 섭취한 쥐들은 기억 장애도 나타났다. 특히 미로실험 등을 통해 작업기억력, 단기기억력, 학습능력 등을 측정한 결과, 카놀라유 그룹의 작업 기억력 장애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놀라유는 치매의 발병 원인인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 올리브유의 기적

반면 ‘만능 오일’ 올리브유의 기적은 놀랍다. 올리브유는 진작부터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 오일로 꼽혀왔다.

카놀라유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미국 템플대학 의학 도메니코 프라티코 교수팀이 이보다 앞서 몇 개월 전 최상급 올리브유가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실험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의 3가지 병리적 특성인 기억력 장애, 아밀로이드 플라크 침착, 신경섬유엉킴이 나타나도록 유전자를 조작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일반식을, 다른 그룹엔 올리브유를 첨가한 먹이를 섭취하도록 했다. 실험 방식과 조건은 카놀라유 때와 마찬가지였다.

그 결과, 9개월 때부터 변화가 시작했다. 올리브유를 섭취한 그룹은 공간기억, 작업기억, 학습 숙련도 등 인지능력이 월등히 좋았다. 뇌 조직을 분석하자 신경세초의 외관과 기능에서도 두 그룹 간에 큰 차이가 있었다. 올리브유를 섭취한 쥐들은 신경세포간 의사소통을 하게 하는 시냅스가 더 잘 보존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올리브유를 먹인 쥐 그룹은 뇌 조직이 신경세포의 자가소화활성이 크게 증가해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인산화 타우 단백질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유의 장점은 이미 ‘지중해 식단’을 통해 입증되기도 했다. 앞서 미국 미국신경학아카데미(AAN)에 따르면 영국 스코틀랜드의 에딘버러대 미셸 루차노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 식단’이 노년기 뇌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를 AAN이 발간하는 학술지 ‘신경학’(Neurology)에 발표했다. 지중해 식단을 대표하는 식품이 바로 올리브 오일이다.

연구팀은 치매에 걸리지 않은 70세 안팎의 스코틀랜드인 967명의 식습관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 후 뇌 전체 용적, 뇌 회백질(뉴런 신경세포체 등이 모여 있으며 회색으로 보이는 부분)의 용적, 대뇌 겉질(cortex)의 두께에 대해 추적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지중해식 식단을 따른 노인들의 뇌 전체 용적의 감소 비율은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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