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우리 사회 깊은 곳에는 연쇄 살인마들이 숨쉬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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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우리 사회 깊은 곳에는 연쇄 살인마들이 숨쉬고 있다-1
유영철도 사체 처리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는 사체를 토막 내 암매장하는 방식으로 시신을 유기했고 자신의 집 안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시신 절단 작업을 했다는 사실은 그의 잔인성을 보여줬습니다. 또 인육을 먹거나 토막 낸 사체를 물에 씻는 등의 엽기행각도 서슴지 않았다고 진술하기도 했습니다.
2004년 2월부터 봉천동 세 자매 등 5명을 살해한 정남규 역시 특정인에 대한 원한이나 돈을 벌 욕심 등이 아닌 사회에 대한 막연한 불만과 자신에 대한 욕구불만이 범행동기였습니다. 특히 “부자를 죽일 때는 희열을 느꼈다”고 말할 정도로 부유층을 증오하기도 했죠.
유영철을 롤 모델로 삼은 정남규 역시 매우 치밀한 방식으로 범행을 이어갔습니다. 증거를 남기지 않기 위해 속옷도 입지 않았고 쇠망치와 파이프렌치 등을 담은 신발주머니가 소지품의 전부였습니다. 초기에는 칼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렀으나 둔기로 범행도구를 바뀌었죠. 연쇄적으로 범행을 하면서 생긴 일종의 노하우였던 셈입니다. 범행 시에는 마스크와 안경을 써 철저히 위장을 하는 치밀함도 보였습니다.
정남규는 주로 방화를 저질러 시신을 유기했습니다. 이는 시체와 함께 증거까지도 인멸할 수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방식이 되기도 했죠.
반면 강호순의 살인 동기는 자격지심이나 사회의 불만이 살인동기였던 여타 범인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강호순은 “네 번째 부인이 죽은 뒤 여성들만 보면 살인충동이 일어났다”며 범행을 저지른 이유를 설명했지만 그의 사생활과 용모, 피해자의 면면 등은 그가 전형적인 ‘서구형 사이코패스’ 범인임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살인행위 자체에서 느끼는 희열, 성적우월감과 과시욕구가 여성들의 살인을 불렀다는 것. 여기에 남다른 성적욕구와 잔인성이 더해져 참혹한 결과가 만들어졌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습니다.
강호순도 여느 연쇄 살인마와 마찬가지로 범행이 반복될수록 대담하고 침착하게 살인을 했습니다. 처음 그가 타깃으로 삼은 여성은 노래방도우미. 업소에 가면 쉽게 만날 수 있고 1대1 만남도 비교적 쉬웠던 탓이죠. 그러나 몇 번의 범행 뒤엔 더욱 대담해져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여성들을 대상으로 삼았습니다. 완전범죄를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행동이죠. 이렇게 자신과 단둘이 차 안에 있는 상황을 만든 강호순은 성폭행 후 스타킹이나 넥타이 등으로 목을 졸라 살해하는 단순한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고 다른 범인들이 시행착오를 거치며 나름대로의 노하우를 터득해 살인법을 조금씩 바꾼 것과는 달리 일관된 방식을 고수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호순은 시신유기방법도 7차례의 살인이 모두 같았습니다. 살해한 여성들의 옷을 벗기는 것으로 작업은 시작됐는데 성폭행 과정에서 여성의 옷에 묻어 있을지 모를 정액이나 혈흔 등을 남기지 않으려는 행동이었습니다. 벗겨낸 옷은 모두 불태웠고 시신은 야산이나 논두렁 등 인적이 드문 곳에 암매장했습니다. 시체를 처리하는 방식도 점차 가혹해져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희생자들은 가위로 손톱을 잘라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연쇄 살인마들은 감정없고 냉혈한 짐승답게 죄의식 없는 말들을 서슴없이 내뱉었습니다. 이 때문에 언론이나 수사기관 등에 충격적인 언행을 해 보는 이들을 경악케 했죠. 범죄만큼이나 잔혹한 이들의 어록이 생겼습니다.
지존파는 “백번 죽어도 좋지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돈 많은 사람들을 더 죽이고 싶다” “난 인간이 아니야, 그래서 다 잡아 죽이려고. 우리 엄마요? 내 손으로 못 죽여서 한이 맺힙니다” “우리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다. 그래서 인육고기도 먹었다” 등의 어록을 남겼습니다.
유영철의 경우 “여성들이 함부로 몸을 놀리거나 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고 부유층들도 좀 각성했으면 한다” “강제로 나를 끌어내 형식적 재판을 진행하는 재판부와 검찰이 한심하다” “판사님은 저의 죄를 벌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닙니다” “잡히지 않았다면 100명을 더 죽였을 것” 등이 어록으로 꼽힙니다.
정남규는 “직장도 없고 결혼도 못해 부자만 보면 죽이고 싶었다” “담배를 피우고 싶은 것처럼 사람을 죽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 “살해한 뒤 죽은 사람을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환희를 느꼈다” “타오르는 불을 보면 황홀했다” “유영철을 만나 같이 한 건 하고 싶었다” “왜 국가가 사형 집행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 빨리 사형해 달라” 등의 말을 했습니다.
강호순의 경우 “내가 저지른 범행을 책으로 출판해 아이들이 인세라도 받도록 하고 싶다” “한번 놔줘 봐요. 다음엔 안 잡힙니다” “사람을 죽이고 나서 바로 애인을 만날 수 있지 않냐” “나는 사이코패스다” 등의 어록을 만들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여타 살인마들과는 확연히 다른 유영철, 강호순 같은 살인마들이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물론 나타나길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나타나서는 안되죠.) 그러나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단일 건의 살인마들의 그 끔찍함이 커져가고 있습니다. 예전에 일반 살인마들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 분명 살인마들이 연쇄 살인마가 되기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거나 되어있을 수도 있습니다. 피해자가 드러나야지 범인을 잡을 윤곽이 나온다는 점이 참으로 안타깝지만 혹시 발생한다면 더 많은 피해자가 생기기 전에 잡혔으면 좋겠네요.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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