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 2


앞의 글에서 이어집니다.






'나 당신의 모습을 한번만이라도 더 보고 싶군요...' 
세월은 이제 그들에게 그만 돌아 오라고 말을 전했답니다. 
그 메세지를 받은 사람은 먼저 남편이었지요. 
아내는 많이 슬퍼했답니다. 
자신이 세상의 빛을 잃었을 때 보다 더 많이 말이에요. 

그러나 남편은 아내에게 마지막으로 선물을 하나 하고 떠나기로 했지요. 

자신의 각막을 아내에게 남겨 주는 것이랍니다. 
비록 자신의 눈도 이제는 너무나 희미하게만 보이지만 
아내에게 세상의 모습이라도 마지막으로 보여 주고 싶었던 거지요. 
남편은 먼저 하늘로 돌아 가고 아내는 남편의 유언에 따라 
남편의 각막을 이식 받게 되었죠. 

그녀가 처음으로 눈을 떴을 때 주위에는 아무도 없었답니다. 

늘 곁에 있던 남편의 그림자조차 말이죠. 
병원 침대에서 내려와 이제 환하게 밝혀진 거리의 모습을 내려다 보며, 
자신의 머리뿐만이 아니라 사람들 머리에 가득 내려 앉은 
화이트 크리스마스의 정경을 내려다 보며, 
아내는 남편의 마지막 편지 한통을 받게 되었답니다.


당신에게 지금보다 훨씬 전에 이 세상의 모습을 
찾아 줄 수도 있었는데.... 
아직 우리가 세월의 급류를 타기 전에 당신에게 
각막 이식을 할 기회가 있었지. 
하지만 난 많이 겁이 났다오. 
늘 당신은 내게 말하고있었지. 
나의 마지막 모습에 대해서... 
아직 젊을 때 나의 환한 미소에 대해서 말이오. 하지만 그걸 아오? 우리는 
너무나 늙어 버렸다는 것을... 

또한 난 당신에게 더 이상 당신이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없다오. 
당신은 눈을 잃었지만 그 때 난 나의 얼굴을 잃었다오. 
이제는 미소조차 지을 수 없게 화상으로 흉칙하게 변해 버린 
나의 모습을 당신에게 보여 주고 싶지 않았소. 
또한 우리 생활의 어려움과 세상의 모진 풍파도 말이오. 
난 당신이 나의 그 지난 시절 내 미소를 기억하고 있기를 바랬소. 
지금의 나의 흉한 모습 보다는... 
그러나 이제 나는 떠나오. 
비록 당신에게 나의 미소는 보여 주지 못하지만 
늘 그 기억을 가지고 살아 가기 바라오. 
그리고 내 마지막 선물로 당신이 이제는 환하게 변해 버린 세상을 
마지막으로 보기를 바라오. 

아내는 정말로 하얗게 변해 버린 세상을 바라 보며 중얼거렸답니다. 

난 알아요. 
당신의 얼굴이 화상에 흉칙하게 변해 버렸다는 것을... 
그리고 그 화상으로 인해서 예전에 나에게 보여 주던 
그 미소를 지어 줄 수 없다는 것도... 
곁에서 잠을 자는 당신의 얼굴을 더듬어 보고 알았지요. 
하지만 난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요. 
당신도 내가 당신의 그 미소를 간직하기 바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미안해 할 필요 없어요. 
난 당신의 마음 이해하니까 말이에요.. 
참 좋군요. 당신의 눈으로 보는 이 세상이... 
그리고 며칠 뒤 아내도 남편의 그 환하던 미소를 쫓아 하늘나라로 돌아 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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