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光)나는 말은 아끼지 마세요.
3년 전에 한 선배의 결혼식에 친구와 함께 참석하게 되었다.
그런데 친구의 말에 의하면, 선배가 결혼에 이르기까지는
마치 한 편의 연애 소설을 방불케 할 정도로 사연이 많았단다.
선배 집안의 반대가 엄청났었다고.
신부는 선녀처럼 아름다웠다.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어 보였다.
주례 선생님은 나의 대학 은사이자 선배의 은사이기도 했다.
머리카락이 몇 올 남지 않은 선생님의 머리는 불빛을 받아
잘 닦아놓은 자개장처럼 번쩍이고 있었다.
이윽고 선생님의 주례사가 시작되었다.
“검은 머리가 파뿌리가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지만
검은 머리가 저처럼 대머리가 될 때까지 변함없이
서로 사랑하는 것도 좋습니다.”
그 순간, 식장 안 여기저기서 폭소가 터져 나왔다.
이어지는 주례사는 신랑 신부와 하객들에게 재차 웃음을
던져주었다. “제 대머리를 한문으로 딱 한 자로 표현하면
빛광, 즉 광(光)이라고 할 수 있지요.
신랑 신부가 백년 해로하려면 광나는 말을 아끼지 말고
해주어야 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인간의 세 치
혀입니다.” 하객들은 모두들 진지한 눈빛으로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지키라는 빛광 같은
말이 있습니다. 아무리 부부라고 해도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여보, 사랑해. 당신이 최고야!’라는 광나는 말은 검은
머리가 대머리가 될 때까지 계속해도 좋은 겁니다.”
그런데 그 순간, 하얀 장갑을 낀 선배의 손이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게 눈에 들어왔다.
선배는 신부에게 수화로 선생님의 주례 내용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에 눈물이 맺히는 건 나뿐이 아니었을 거다.
선생님은 다음과 같은 광나는 말씀으로 주례사를 마치셨다.
“여기, 이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신랑이 가장 아름다운
신부에게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을 해주고 있습니다.
군자는 행위로써 말하고 소인은 혀로써 말한다고 합니다.
오늘 저는 혀로써 말하고 있고 신랑은 행위로써 말하고 있습니다.
신랑 신부 모두 군자의 자격이 있는 것입니다.
두 군자님의 제2의 인생에 축복이 가득하길 빌면서 이만 소인의 주례를 마치겠습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선생님과 신랑 신부를 보며 힘껏 박수를
쳤다. 예식장은 하객들의 박수 소리에 떠나갈 듯했다.
출처: 쌍용사외보 중에서
도움이 되셨나요?
본 블로그의 각 자료에 관한 설명: 항상 이런글을 링크하고나면 나중에 다시보면 원본 혹은 사본이 없어진경우가 많아 일부는 본문까지 복사해둔다.
글이 도움이 되고, 마음에 드신다면 마구마구 공유 해주세요~
블로그 인기글보기 | 살아있는 추천 글 보기 | 전체글보기 | 노른자집 Music Player
'마음 공부 > 좋은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간관계 관련 좋은 글] (0) | 2018.10.01 |
---|---|
[미스테리감동] 직장에서 퇴근 후에 언제나 사라지는 여직원이 있습니다. (0) | 2018.03.08 |
만화가 윤태호 - 고졸 명언 이야기 (0) | 2017.12.22 |
사랑하는 사람과 이렇게 살고 싶다. (0) | 2017.12.18 |
이렇게 늙어가게 하소서 (0) | 2017.12.14 |
이제야 그것이 사랑이란 걸 알았습니다 (0) | 2017.12.04 |
첫눈에 감전되는 사랑 - 운명적인 사랑 (0) | 2017.10.04 |
병속의 사랑편지 - 세기의 러브레터 (0) | 2017.10.04 |
히말라야의 슬프고도 가슴저린 사랑 이야기 (0) | 2017.10.03 |
어느 부부의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 - 2 (0) | 2017.10.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