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베테랑의 모티브가 된 재벌2세 최철원의 야구방망이 구타사건


 

 

검 찰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최철원 씨가 경영하는 M&M(주)이 2009년 7월 SK에너지(주)의 화물을 운송하는 D운수회사를 인수 합병했는데, D회사는 당시 지입차주였던 유OO(52)씨와의 지입계약을 해지했고, M&M도 유씨와의 지입계약 체결을 거절했다.

 

그러자 유씨는 지난해 1월 M&M(주) 관련 회사라고 생각한 SK에너지(주) 본사 앞에서 자신의 화물차량을 세워둔 채 1인 시위를 하고, 최씨의 4촌 형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집 앞에서도 면담을 요구했다.

 

또 유씨는 지난해 6월에는 SK에너지(주) 본사 앞에서 흉기를 들고 자신의 화물차량에 올라가 시위를 하다가 자신의 손가락을 자해해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입건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SK에너지(주)와 M&M(주) 직원들이 유씨를 만나 자제를 요구했고, 유씨는 D운수회사와 자신이 체결한 지입계약을 M&M(주)이 인수하거나 자신이 운행하던 화물차량 2대의 인수대금 및 관련 보상금 1억 5000만 원 내지 5억 원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그 러던 중, 지난해 10월 유씨는 최씨의 경호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K씨를 만난 자리에서 자신의 화물차량 2대를 5000만 원에 매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K씨로부터 이런 의사를 전달받은 최씨는 유씨의 화물차량 2대를 5000만 원에 매수하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하고 곧바로 송금했다.

 

그 런데 유씨가 추가로 돈을 더 줄 것을 요구하자, 최씨는 유씨가 그동안 SK에너지(주) 본사 앞에서 차량을 이용한 1인 시위를 하고, SK그룹 회장의 집 앞에서 면담을 요구해 왔던 것에 대해 따지면서 ‘2000만 원을 주는 대가로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20회 때리겠다’고 제의했고, 유씨도 그 제의에 응했으나 유씨는 야구방망이로 맞는 줄도 몰랐다.

 

당 시 최씨는 유씨에게 ‘각서 체결 이후 귀사 및 그와 관련된 누구에게라도 향후 어떠한 청구나 권리행사 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서약합니다’라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하게 하고, 2000만 원을 건넸다. 당시 유씨는 야구방망이로 엉덩이를 12회 맞았고, 주먹과 발로 얼굴과 가슴을 맞기도 했다. 게다가 건넨 2000만 원이 회삿돈인 사실이 드러나 업무상 횡령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최씨는 2006년 6월 자신의 집 아래층에 사는 외국인 K씨가 층간 소음을 항의했다는 이유로 자신은 야구방망이를 들고, 운전기사 등은 각목을 들고 찾아가 위세를 보이고 K씨의 목을 조른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1심 “우월적인 지위와 다수인을 내세운 사적 보복”


항소심 “죄질 가볍지 않으나…피해자들과 합의해 선처를 바라는 점 등 참작”

 

 

 

재 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범행을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는 점, 피해자 K씨 및 유씨와 원만하게 합의를 이루어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점, 피고인은 2회의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을 제외하고는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범행의 구체적인 동기와 수단, 범행 후의 정황 등 모든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심의 형은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최철원은 스스로가 밝히듯 해병대 출신이다. 해병대 690기. 현역 시절의 별명은 탱크맨. 대부분 재벌 2세들이 병역과 거리가 먼 현실에 비춰보면 놀라운 일이다. 자원 입대가 주를 이루는 해병대의 특성을 보면 더욱 그렇다. 

 

최철원은 자신이 해병대 출신이라는 게 무척 마음에 들었는지,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해병대 정신을 강조했다고 한다. 최씨 집의 가훈은 반공과 정리정돈이라고 알려져 있다. 해병대 출신과 잘 어울리는 가훈이 아닐 수 없다.

 


회 사에서는 해병대의 상승 정신을 요구했다. 최철원은 3년 전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훈련병까지 일치단결하는 것이 해병대이고, 이는 마이트앤메인(M&M)의 기업 정신과 일치한다"고 말했다. "진짜 프로페셔널리즘을 해병 정신에서 구한다", "현역보다 더 강한 해병대 정신으로 뭉친 회사"가 최철원이 추구하는 기업상이었다. 

 

한 때 그의 충정로 사무실은 온통 국방색으로 칠해져 있었다고 했다. 사무실 책장 곳곳에 탱크·미사일·수중파괴반(UDT) 모형이 얹혀 있고, 벽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이 태평양 이오지마 섬에 성조기를 꽂는 이오지마 상륙작전 그림도 걸려 있었다고 한다. 달력에는 조국이 부르면 우리는 간다는 문구도 적혀 있었다. 

 

최철원이 차량으로 이동할 때면, 마치 장갑차의 행렬처럼 5~6대의 차가 일렬로 늘어서서 도로를 압도했다는 얘기도 있다. 차선을 바꿀 때도 무전으로 통화하면서 한꺼번에 이동하는 방법을 즐겼다. 

 

최 철원이 대표로 있던 회사 M&M이 국내 기업 최초로 경기도 화성 해병대사령부와 1사 1부대 자매결연을 맺은 것도 다 이유가 있다. 임직원의 팀워크도 매년 해병대 캠프에서 다졌다. 오죽했으면 회사 이름도 전력을 다한다(with might and main)는 말에서 따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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