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계속해서 감동적인 글 시리즈입니다.

감동글 ♠어느 둘째며느리의 생활수기 - 2♠



그리고 식사하시면 바로 들고 가셔서 설겆이도 하십니다.
아버님께 하지 마시라고 몇 번 말씀드리고 뺏어도 보지만 아버님은 그게 편하다고 하십니다.

제가 왜 모르겠어요.
이 못난 며느리 눈치 보여서 그렇게 행동하시는 거 압니다.
저도 그래서 더 마음이 아픕니다.

남편이 몰래 아버님 용돈을 드려도 그거 안 쓰고 모아두었다가 제 용돈 하라고 주십니다.

어제는 정말 슬퍼서 펑펑 울었어요.
아버님께 죄인이라도 된 듯해서 눈물이 왈칵 나오는데 참을 수가 없더라구요.

한 달전 쯤 부터 아버님께서 아침에 나가시면 저녁때 쯤 들어 오시더라구요.

어디 놀러라도 가시는 거 같아서 용돈을 드려도 받으시지도 않고 웃으면서 다녀올게 하시면서 매일 나가셨습니다.

어제 아래층 주인 아주머니께서 말씀 하시더라구요.

"오다가 이집 할아버지 봤는데 유모차에 박스 실어서 가던데~ 이 말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네..그래요..아버님 아들 집에 살면서 돈 한 푼 못 버시는 게 마음에 걸리셨는지 불편한 몸 이끌고 하루 하루 그렇게 박스 주우시면서 돈 버셨더라구요.

그 이야기 듣고 밖으로 뛰쳐 나갔습니다.
아버님 찾으려고 이리저리 돌아다녀도 안 보이시더라구요...
너무 죄송해서 엉엉 울었습니다.

남편한테 전화해서 상황 말하니 남편도 아무 말이 없더군요.
제가 바보였어요..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몇 일 전부터 아버님께서 저 먹으라고 봉지에 들려주시던 과일과 과자들이
 아버님께서 저떻게 일해서 사 오신 것인지를...

못난 며느리 눈치 안 보셔도 되는데
그게 불편하셨던지 아들집 오셔서도 편하게 못 지내시고 눈치만 보시다가 불편하신 몸 이끌고 그렇게 일하고 있으셨다니.

친정에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돌아가신 아빠 생각도 나고 해서 한참을 펑펑 울었습니다.
우리 아빠도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그 날 따라 아버님 웃으실 때 얼굴에 많은 주름과 손목에서 갈라진 피부가 자꾸 생각나면서 너무 죄송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올 때까지 엉엉 울고 있었습니다.

남편 나가고 한시간 좀 넘어서 남편이 아버님이랑 들어 오더라구요.

아버님 오시면서도 제 눈치 보면서 뒤에 끌고 오던 유모차를 숨기시는 모습이 왜 그리 마음이 아플까요...
오히려 죄송해야 할 건 저 인데요.

왜 그렇게 아버님의 그런 모습이 가슴에 남아서
지금도 이렇게 마음이 아플까요...

달려가서 아버님께 죄송하다며 손 꼭 잡고 또 엉엉 울었습니다.

아버님께서 매일 나 때문에 너에게 미안하다면서 제 얼굴을 보면서 말씀하시는데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아버님 손 첨 만져 봤지만요.
심하게 갈라지신 손 등과 굳은살 배인 손에 마음이 너무 아팠어요.

방 안에 모시고 가서도 죄송하다며 그렇게 펑펑 울었습니다.
아버님 식사 챙겨드리려고 부엌에 와서도 눈물이 왜 그리 그치지 않던지.

제가 더 열심히 일해서 벌면 되니까
그런 일 하지 말라고 아버님께 확답을 받아낸 후 세 명 모여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밥 먹는데도 아버님 손을 보면서 자꾸 가슴이 아프 더라구요...

오늘 남편이 노는 날이라 아버님 모시고 시내 나가서 날이 좀 쌀쌀해져서 아버님 잠바 하나랑 신발을 샀습니다.
한사코 괜찮다고 하시던 아버님께 제가 말씀드렸어요.

자꾸 그러시면 제가 아버님 눈치 보여서 힘들어요.
이렇게 말씀드렸더니 고맙다고 하시며서 받으시 더라구요.

그리고 집에 아버님 심심하실까 봐 케이블TV도 신청 했구요.

아버님께서 스포츠를 좋아하시는데
오늘 야구방송이랑 낚시 방송을 보시면서 너무 즐거워 하시 더라구요.

조용히 다가가서 아버님 어깨를 만져드리는데...
보기보다 정말 왜소 하시 더라구요.

제가 꽉 잡아도 부서질 것 만 같은 그런 아버님의 어깨
지금까지 고생만 하시고...

자식들 뒷바라지 하시느라 평생 헌신 하시면서 살아오셨던 아버님의 그런 자취들이 느껴지면서 마음이 또 아팠네요.

남편한테 말했어요.
저 평생 아버님 정말 친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모신다구요.

비록 지금은 아버님께서 불편해 하시지만.
언젠가는 친 딸처럼 생각하시면서 대해 주실 때까지 정말 잘 할 거라구요.

아버님...
저 눈치 안 보셔도 되요.
제가 그렇게 나쁜 며느리 아니잖아요.

아버님의 힘드신 희생이 없으셨다면 지금의 남편도 없잖아요.
그랬다면 지금의 저와 뱃속의 사랑스러운 손자도 없을 거에요

저 아버님 안 싫어하고 정말 사랑해요 아버님...
그러니 항상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사셔야 되요
그리고 두 번 다시 그렇게 일 안하셔도 되요
저 허리띠 쫄라 매고 알뜰하게 살게요....^^
 
 

사랑해요. 아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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