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탈출 갈라잡이1- 나는 여기 왜 있는가, 권하는 말 by 미국에 와 있는 놈 - 3

앞에서 이어짐.

네덜란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이순신의 거듭된 승전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은 내구성 강한 대포와 대포를 발사하더라도 끄떡 없었던 조선의 배 때문이 였습니다. 강한 내구성 때문에 일본배와 충돌을 하더라도 일본배만 박살이 났었기에 거북선이라는 전술을 사용할 수 있었겠지요. 대포를 제대로 발사할 수 없었던 일본배와 해전에서 100전 백승을 한 것은 당연했겠지요. 그래서 뛰어난 전략가인 이순신은 절대 지상전, 근접전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작전에 말려 들어 원균을 지상으로 내려운 원균은 손쉽게 당해지요. 원거리 기술전인 해상에선 도저히 게임이 되지 않으니…..

세계경제전쟁에서의 내구성도 떨어지고, 기능도 떨어지는 제품으로 아무리 마케팅의 천재가 재주를 부린다 할지라도 한계가 있다 믿습니다. 이게 엔지니어의 길을 선택한 우리들 대부분의 기본적 상식이라 믿습니다. 꼼수, 잔재주, 정치적 장난 그런 것보다 기본에 대한 충실함으로 밖에 승부할 수 없는 세계에 살고 있는 우리기 때문에 그럴 것입니다. 물론 우리들 중 소수는 정치꾼과 같은 이들도 있긴 하지만…..

그런데, 문제는 한국 사회는, 특히나 한국의 관료, 정치인들, 한국의 경영자들 대부분은 우리와 같이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한국 사회는 기본보다는 꿍수와, 연줄 뭐 그런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빠른 곳이 아닙니까?

말이 새었는데,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입니다. 조선시대의 세라믹 엔지니어들이 조선을 바꿀 수 없었듯이 지금 한국을 바꿀 수 없다고 믿는 엔지니어들은 차라리 미국 행을 택하십시오. 일본에 기술 이민해서 이제 일본 국민이 된 선배들 보다는 훨씬 좋습니다.
 
앞서 말씀 드렸지만 저도 한국의 현실을 바꾸어 보려고 노력은 안 한 것은 아닙니다. 언젠가는 바뀔지 모르지요. 그러나, 적어도 가까운 미래에는 절대로 바뀔 가능성이 없다는 것이 제 판단입니다. 도저히 바꾸지 못하는 현실이라면 빠져 나올 자유도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한국적 현실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와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사람이라도 미국으로 탈출하는 것이 본인(과 가족, 특히 자식들)을 위해서도 남아 있는 엔지니어에게도 그리고 한국 사회의 빠른 진보를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믿음입니다.

이렇게 하는 것은 한국의 기술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 제 확신입니다. 왜 그런지에 대한 이유는 다음에 말씀을 드릴까 합니다.

또 제 얘기를 해서 미안합니만, 저는 팔자를 고쳤습니다. 어떻게 달라 졌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다음에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사실 타국 땅에 뿌리를 옮긴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모두 다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 빠져 고민하는 사람도 많이 보았습니다. 한국에 자의로든 또는 타의로 돌아간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종합적으로 볼 때에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3년여 전에 왔던 사람들 중 대부분은 이제 한국에 돌아가지 않겠다고 합니다. 자신과 아이들의 미래를 보장해 주는 미국에 살겠다고 합니다. 심지어 어떤 이들은 미국에 충성을 때리겠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엔지니어로서 사는 현실 때문에 너무나 고민스러운 이들 중 많은 수가 미국에 오면 같은 애기를 할 것으로 믿습니다.

그럼 관심 있는 분을 위해 현실적으로 이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나리오, 접근 방법, 전략 등등은 다음에 말씀 드리겠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아무쪼록 궁지에 빠진 한국의 뛰어난 엔지니어와 엔지니어 지망생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PS: 노파심에서 말씀 드립니다. 어떤 선택이 좋으냐는 주관적인 면이 아주 강하다고 봅니다. 적어도 제 경우는 미국에 오는 것이 좋았습니다. 이 글은 미국에 오는 것이 좋은 이들을 위해 적었습니다. 이게 옳고 저게 그르니 식의 흑백논리 식의 사족이 없었으면 합니다.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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