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우의 영화 이야기

《춘향뎐》의 이몽룡 역으로 만 19세에 데뷔했다. 이때 주연 발탁 동기가 재미있는데, 춘향뎐의 오디션 응시 당시에 프로필 사진은커녕 변변찮은 사진조차 없어 대충 사진을 찍어 서류에 올렸다고 한다. 캐스팅 당시 서류 접수를 하던 차에 다들 멋들어진 프로필 사진을 올렸는데 서류를 검토하다가 마지막 장에 어처구니 없는 사진 한 장만 이력서에 붙인 조승우에게 관심이 갔다고 한다. 조승우 본인도 당연히 떨어질 줄 알았는데 될 줄은 몰랐다고...[4] 춘향 역을 맡은 이효정은 지금 뭐하는지 알 길이 없다.《춘향뎐》은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해 조승우는 운좋게 데뷔작부터 칸 영화제 레드카펫을 밟는다. 당시 레드카펫에서의 그는 자신이 연기한 이몽룡의 한복을 입은 앳된 모습이었다.

이후 많은 영화에서 단역과 조연 주연 등으로 장르불문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충무로의 차세대 기대주로 성장한다. 《YMCA 야구단》에서는 꽤 귀여운 캐릭터의 단역으로 출연했으며 《H》에서는 싸이코패스 살인마로 분해 섬뜩한 모습을 보여준다. 순정만화같은 톤의 《와니와 준하》[5]에서 김희선의 이복남매로 등장해 극에 긴장감을 주는 역할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6] 이나영과 함께 연기한 영화 《후아유》에서는 현실감 있는 남자친구같은 느낌의 연기를 하게되는데 영화평론가 이동진은 조승우가 메들리로 노래부르는 장면에서 새로운 스타탄생의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한국 멜로영화의 명작으로 불리는 《클래식》에서 첫사랑인 주희(손예진)에게 애틋한 순정을 바치는 준하 역을 맡아 팬을 차곡차곡 모으기 시작한다.[7] 《춘향뎐》 이후 임권택 감독과 다시 만난 《하류인생》에서는 굴곡진 인생을 연기하는데 이 영화는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는 영광을 갖게 된다.[8] 특히 골목길 액션씬은 김지운 감독이 극찬한 장면이기도 한데 여기서 조승우는 대역을 쓰지않고 거친 액션을 직접 소화한다.

제대로 탑배우의 포텐이 터진 것은 2004~2005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와 《말아톤》. 실존인물인 배형진씨를 모델로 한 《말아톤》에서 조승우는 자폐아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하며 그해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 무렵 영화계에서는 박해일, 류승범과 함께 충무로 블루칩으로 통했다. 이후 최동훈감독의 《타짜》에서 남자 주인공 고니역을 맡아 나이가 믿기지 않는 완숙한 연기를 선보인다.[9] 처음 캐스팅이 되었을때 원작의 이미지와 안맞는 미스캐스팅이 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으나 최동훈 감독이 처음부터 조승우의 얼굴로 연기하는 고니의 모습이 어떨지 기대하며 점찍어 둔 캐스팅이었으며, 막상 개봉하니 너무나 훌륭하게 자기 색깔로 소화한것을 두고 악평은 쏙 들어갔다. 이후에 뮤지컬에 주력하면서도 《불꽃처럼 나비처럼》에서 호위무사를 연기하지만 반응이 좋지 않았으며 음악영화 《고고70》에서는 밴드보컬 상규역으로 뮤지컬로 다져진 노래실력을 보여준다. 이 영화는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일부 평론가나 매니아층에서는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제대후 찍은 첫 영화 《퍼펙트 게임》에서 실존인물인 투수 최동원을 연기했는데 야구싸이트에서는 그의 투구폼이 나쁘지는 않다고들 평가. 이후 한동안 영화에 뜸하다가 최근 《암살》에서 독립운동가 약산 김원봉역으로 특별 출연하는데 짧은 분량에도 존재감은 주연들 못지않은 포스를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았다. 또 《내부자들》 이 700만 명을 돌파한 것에 더해 감독판까지 100만명을 돌파해 오랜만에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빼어난 연기력에 비해 영화 고르는 선구안은 썩 좋지않은 편이다. 하지만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품들이 은근히 많고 그의 연기력에 대해서는 토를 달지 않는 편이다. 평론가 이동진에 따르면 그는 늘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고. 또래 배우들에게도 높은 평가를 받는다. 주지훈은 그와 비슷한 연배임에도 조승우의 연기를 본받고싶다고 했고관련 기사 , 매체에서 종종 조승우와의 친분을 드러내온 김동완은 무비위크의 인터뷰에서 《하류인생》을 보고 질투가 났을 정도라니. 사실 두 배우도 상당히 연기를 잘하긴 한다

뮤지컬을 병행하다 보니 그가 나오는 영화를 자세히 보다 보면 뮤덕들 입장에서 낯익은 얼굴이 꽤 많이 나온다. 고고70의 최민철, 홍광호라든지 불꽃처럼 나비처럼의 최재웅이라든지...기분탓일까 모두 그와 같이 공연한 동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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